키친가든(kitchen garden)

키친가든은 우리 말로 ‘먹거리정원’, ‘식용정원’, ‘채소정원’, ‘텃밭’ 등으로 번역할 수 있으나 부엌에서 조리에 이용할 먹거리를 키우는 단순한 텃밭에서 벗어나 채소와 과수, 허브, 식용꽃, 절화 등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면서 일년 내내 시각적으로 매력적이어 구석진 곳이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의 중심에 배치될 수 있는 정원을 말한다. 외국에서 키친가든은 가족을 위한 소규모 농원의 개념인 채소정원(vegetable garden)과는 역사적인 발전과정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차이를 보인다.

즉, 키친가든은 집터에 딸리거나 집 가까이 있는 기존 텃밭과 달리 꽃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먹거리 정원이거나, 정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아름다운 텃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키친가든은 과수, 채소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수와 초화류와 함께 구성된다.

신선한 먹거리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즐거움에 대한 사람들, 특히 도시 주부들의 관심은 커져 가지만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국의 주거환경상 텃밭은 물론 키친가든을 가지기는 힘들다. 아파트의 정원 한 부분을 키친가든으로 만들어 공동으로 운영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직 이런 정원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정원이 없는 사람들도 현관 앞, 창가, 발코니나 베란다, 그리고 옥상에 작은 키친가든을 만들 수 있다. 크기가 큰 플랜터(planter)를 이용해도 되고, 크고 작은 화분을 이용해도 된다. 최근 외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법인, 저렴한 천막지로 만든 큰 가방에 토양을 넣고 식물을 식재하는 컨테이너 키친가든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아직 다양한 비닐가방형 컨테이너가 판매되지 않아 천막 만드는 곳에서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주문할 수 있다.

꽃이 있는 아름다운 먹거리정원에서 꽃은 아름다움를 더해주고는 것 외에 다양한 역할을 한다. 키친가든에는 꽃의 방향성과 방충성으로 인한 벌레들과의 상호작용이 있고, 다양한 꽃을 혼식함으로써 생물다양성 효과가 있으며, 또 키친가든은 가정의 꽂꽂이를 위한 절화용 정원(cut flower garden)이 될 수도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외국에는 꽃과 함께 식재된 키친가든을 흔히 볼 수 있다. 영국의 핀드혼 가든에는 토마토를 키우는 비닐하우스에 매리골드를 가득 심는다. 매리골드는 강한 냄새로 짐작할 수 있듯이 곤충을 혼미하게 만들어 내

쫒기 때문에 오랫동안 정원의 방충제 역할로 이용되어 왔는데 흰파리를 쫒기 위해 토마토나 파프리카(bell pepper) 아래 심거나 당근 파리(carrot fly)에도 효과가 있으며, 딱정벌레(beetles), 진드기(spider mites)에 효과가 있어 콩 사이에 심기도 하고 오이 아래 심기도 한다. 또한 매리골드는 향 뿐만 아니라 뿌리에서 alpha-terthienyl이란 물질을 분비해 선충에 해를 입히고 내쫒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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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가든에서의 꽃의 역할과 외국의 키친 가든을 소개한다.

 

키친가든에서 꽃의 역할*	설 명
채소나 과수의 수분매개자로서 곤충을 불러들임	벌을 불러들이기 위해 꿀이 많거나 코스모스 락스퍼, 민트, 해바라기, 스위트피이 백일홍 등의 청, 황, 백색의 꽃 사이사이 심는다
이로운 곤충을 불러들임	파슬리, 딜, 코리안더, 국화과 꽃 등은 무당벌레, 풀잠자리, 기생벌, 먼지벌레(ground beetles)를 불러들임
해충을 쫓음	아니스 히솝(anise hyssop)- 양배추나방
	보리지(borage)- 토마토 박각시나방(tomato hornworm)
	캐트민트(Catmint)- 진딧물, 콜로라도 감자벌레(colorado potato beetles), 호박벌레(squash bugs)
	백색 제라늄- 정원에서 3-6m 떨어진 곳에 심으면 일본 딱정벌레(Japanese beetles)를 유인하고 독성 때문에 먹고 죽게 됨
	금잔화- 아스파라가스 딱정벌레(asparagus beetles)
	세이지- 양배추 나방, 당근 러스트 플라이(carrot rust flies)
	한련화- 호박, 양배추, 콩, 오이에서 나방, 딱정벌레, 호박벌레(squash bugs), 날벌레(flies), 진딧물(aphids)
	매리골드-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양배추 콩에서 딱정벌레, 벌레들(worms), 날벌레(flies)
	로즈마리- 양배추, 당근, 콩
	서양고추냉이(horseradish)- 감자벌레
	양파, 마늘, 차이브- 대부분 곤충
해충을 잡기 위한 덫 역할 식물	채소 주위에 해충을 막기 위한 덫 역할로서의 식물 식재 양배추 주위에 콜라드(collards) 심음
생물다양성 조성	꽃을 심어 다양한 식물들간의 공생관계 만들고 공격식물에 대해 해충을 혼동시킴.
식용꽃	보리지(borage), 금잔화, 민들레, 원추리, 한련화, 팬지 등
절화용 꽃 정원을 겸함
*아직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 내용이 많음.

 

2012년 10월 더플라워 잡지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