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가는 길' 첼시플라워쇼 골드메달

http://localen.donga.com/3/all/20110525/37510002/1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곡성 출신 황지해씨, 英 첼시 플라워쇼 아티즌가든 최고상

한국의 전통 화장실로 가는 길을 한국 식물인 수수꽃다리(라일락)부터 하얀 민들레, 뱀딸기, 인삼, 더덕 등을 이용해 꾸민 ‘해우소 가는길’.

곡성 출신 환경미술가 황지해(여·35·광주환경미술가 그룹 ‘뮴’ 대표·사진)씨가 세계 최고 정원 박람회인 영국 첼시 플라워쇼 아티즌가든 부문에서 최고상(Best)을 받았다.

첼시플라워쇼는 1827년 시작돼 18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정원·원예 박람회다. 참가 업체들은 1년 매출의 30%가량을 5일간의 박람회 기간에 올릴 정도다.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해 각국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가하기 때문에 정원 디자이너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황씨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의 전통 화장실이 지닌 ‘생명의 순환’과 ‘비움’의 의미를 담은 ‘해우소 가는 길’을 출품, 호평을 받았다.

오죽과 돌담에 둘러싸인 옛 화장실 가는 길을 중심으로 한국 토종 식물인 하얀 민들레, 뱀딸기, 인삼, 더덕 등으로 정원을 꾸몄다.

화장실 주변에 다양한 한국 약용식물을 식재한 선조의 민간요법과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또 흙과 토종식물의 뿌리를 거쳐 정화된 물을 흘러내리게 해 사람들이 손을 씻게 하고, 발효 항아리를 배치한 설계도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명 정원박람회에 화장실을 출품하는 과정에 어려움도 많았다. 행사를 주관하는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아름다운 꽃과 정원이 총출동하는 정원박람회에 화장실을 내놓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또 목재와 기와, 돌담, 바위 등을 모두 한국에서 가져 오는데 들어가는 운송비 등 2억원이 넘는 제작 비용을 감당하는 것도 버거웠다.

다행히 2013년 순천만정원박람회를 앞둔 순천시와 주영한국문화원 등의 지원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인위적이지 않고 소박하지만 단아한 기품을 지닌 한국 전통 정원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첨부 사진은 아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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