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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관화교수의 가드닝     

정원을 관리하다

손관화교수 | 2016.07.23 16:19 | 조회 1414

우리 대학 가드닝 전공 학생들을 위한 실습정원은 1,000평 정도 된다. 대략 5m×5m 작은 정원들로 조각내어 학생 1-2명을 배정해 정원을 만들고 1년간 관리하게 한다. 2006년에 가드닝 전공을 만들고 실습정원을 조성해 거의 10년간 정원을 관리해 왔다.

 


 

학기 중에도 학생들과 정원을 관리하지만 여름방학에도 엄청난 속도로 자라는 잔디를 깎고 잡초를 제거하는데 이러한 일들은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이라기보다는 고민거리와 노동이 된다. 학교이다 보니 정원 관리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해결하느라 7월에는 현장실습생을 배정하고 8월에는 학생들을 하루에 한명씩 나오게 했는데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나오지만 불볕 더위에 슬금슬금 시늉만 하고 가버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교수가 직접 정원을 관리하지 않으면 정원은 유지되질 않는다. 가뭄에는 스프링클러를 돌리는데 마냥 돌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스프링클러의 위치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 더구나 가까이 있는 버섯공장에서 물을 쓰면 수압이 떨어져 스프링클러가 돌지 않아 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 적도 있다. 지금은 버섯공장이 문을 닫아 수압 걱정을 안하니 기분이 좋다.

 




 

잔디깎고, 제초하고, 퇴비만들고, 관수하는 외 정원수 전정이나 시든꽃을 따주거나 병충해 방제를 하는 일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가끔 학교 정원관리자들이 잔디깎기 차를 타고 들어와 한번씩 잔디를 깎아주고 가는데 작은 정원들의 가장자리 잔디는 예초기로 깎아야 한다. 학생들 다칠까 위험하지 않은 예초기만 이용하다 작년에 힘이 센 예초기를 샀다. 부탄가스를 사용하고 손잡이에 엔진이 있는 예초기였는데 심한 진동에 의해 팔꿈치 근육이 벗겨져 버렸다.

 

처음 정원을 조성할 땐 정원 가장자리에 서양잔디인 켄터키블루그라스를 롤로 깔아 초겨울까지 아름다웠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여름이면 더위에 잔디의 소갈머리와 주변머리가 없어진다. 가을에 잔디 새순이 올라오기 전에 정원 전시를 위해 부근에서 잔디를 떠와 메꾸다보니 섞여 있던 한국잔디가 왕성해지면서 이젠 거의 다 한국잔디로 바뀌어 버렸다. 그래서 한국 잔디는 작은 정원들 내부로 계속 침범해 경계를 만들어 주어도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잔디를 잘라주는 일까지 늘어나 버렸다.

 




 

다년초 위주로 식재하는 정원의 초화류는 매년 세력이 커지면서 옆으로 퍼지고 작은 정원의 경계를 뚫고 가장자리 잔디밭으로 나온다. 초보 학생들은 다년초를 솎아주고 옆을 쳐 내어 파버리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불쌍하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는데 이제는 인정사정없이 옆을 쳐 내고 잘라낸다. 잡초를 뽑으면서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연민의 정보다는 내가 살아야 한다는 자연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을 느낀다.

 

가능한 실습정원만큼은 화학적 작물보호제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했었다. 그러면 그만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대처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는 사이 잔디밭은 클로버로 덥히고 두더지가 돌아다니면서 벽돌로 만든 파티오는 가라앉고 잔디밭은 두더지 굴로 무늬가 생겼다. 학교 정원관리자들이 작물보호제 살포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나 없는 사이 슬쩍슬쩍 한번씩 약을 치고 우리 정원 옆의 온실 기사는 온실 주변에 제초제를 칠 때 우리 잔디의 클로버에도 슬쩍슬쩍 쳐 주고 간다. 그러면 두더지가 옆의 과수원으로 도망가 한동안은 잠잠해지는데 시간이 지나 과수원에서 약을 치면 다시 우리 정원으로 몰려오는 숨바꼭질을 계속 하고 있다.

 

다행이 정원에 말벌은 없는데 꿀벌에 쏘이면 봉침에 감사할 정도이고 모기는 두꺼운 옷으로 극복한다. 도심의 아파트에서 살던 학생들과 비교해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을 도우던 학생들은 정원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요즘 매니저처럼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님의 예쁜 아이들은 힘든 일을 하지 않고 자라는데 가드닝을 공부하면서 세상에 태어나 해 본 가장 힘든 일이 정원관리라고 한다. 게다가 여름방학 현장실습을 식물원으로 나갔던 학생은 거의 쇼크상태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학생들은 단단해지고 가드닝에 재미를 느껴 처음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학생들도 있다.

 





 

정원의 즐거움’, ‘정원가꾸기’, 이런 말들에 매료되어 정신없이 정원에 힘을 쏟아부었는데 10년이 지나면서 초보자들과 끝없이 반복되는 정원의 일거리에 지쳐가는 것 같다. 1학기에 우리 정원 내에 다른 학과 학생들이 작은 정원을 만들었는데 초보자들이다 보니 관리를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을 해 울타리 작은 빈틈에 꽃들을 심어 하루에 한번 물을 주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이를 관리해야 되는 내 입장에서는 화가 났다.

 

정원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관리가 쉬운 디자인이어야 한다. 물론 관리 때문에 멋없는 디자인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전문 정원사가 없다면 사람의 손길이 적어도 되는 정원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처음 조성한 정원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디자인 또한 중요하다. 아마 이런 정원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원 관리 경험이 많은 디자이너일 것이다.

 

이제는 웬만하면 제초제를 사용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정원은 정원사를 두고 즐길 수 있는 정원이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전 국민의 가드닝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이유는 한국의 아파트 문화와 경제적인 문제 외에 즐거움과 노동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 정원의 일때문일 수도 있다.

 

정원 관리 10년만에, 새로 오신 총장님이 흰머리로 변해가는 노교수의 정원관리에 대한 노고를 이해해 이번 여름 처음으로 잔디깎기와 제초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해주셨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교수직보다는 정원사가 되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이젠 근육이 따라주질 않는다. 교수와 정원사를 병행하기는 힘든 것 같다.

 

 

라펜트 홈페이지 2016.7 게재

http://www.lafent.com/inews/news_view.html?news_id=117138&mcd=H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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