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과 인쉬볼드 디자인 스쿨
영국 가드닝 연수기간 중 가드닝 관련 기관 여러 곳을 방문하였고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알아보고자 여러 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영국은 학생비자로 입국하지 않을 경우 정식으로 대학 교육을 신청할 수 없는데 학생 비자와 상관없는 여러 기관에서 가드닝 관련 강의를 경험해보려 하였다.
그 중 런던에서 유명한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과 인쉬볼드 디자인 스쿨에서의 경험을 소개한다. 요즘 한국의 2년제 대학에서 시행되기 시작한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 교육에서처럼 한국의 학원과 달리 영국의 학원에는 조건을 갖추면 대학 외 기관에서도 인증이 가능한 자격 교육들이 시행되고 있다.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The English gardening school) http://www.englishgardeningschool.com
런던의 첼시 지역에 있는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은 1983년 개원되었다. 학위 과정(Diploma course)과 단기 과정(Short course), 온라인 과정이 있는데 학위 과정은 크게 가드닝과 가든 디자인, 그리고 꽃그림그리기로 나뉘어져 있고, 온라인 과정은 정원관리와 가든디자인, 그리고 단기 과정은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그 때 그 때 교과목이 바뀐다. 예전에 첼시플라워쇼장에서 이 스쿨의 카탈로그를 받았는데 위치가 첼시플라워쇼장 부근이라 한번 가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교육을 신청할 때 쯤에는 첼시 지역 다른 곳인 첼시 와프(Chelsea warf)로 이전하는 중이었다.
조경을 전공한 로즈마리 알렉산더(Rosemary Alexander)가 원장인데 왕립원예협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유명한 가든 디자이너 존 브룩스(John Brookes)와도 친구라고 했다. ‘The essential garden design workbook’ 책을 출판했는데 한국에 돌아온 얼마 후 기문당에서 ‘정원설계’로 번역 출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초화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식재계획(plantng plan)을 수강하고 싶었는데 날짜가 맞지 않아 단기코스 중 10주간 진행되는 자기집 정원만들기(Make your own garden)를 신청했다. 매주 4시간 10주 강의인데 1,350£(약 245만원)로 우리 대학(한 학기 15주) 등록금이 300만원인데 과목 하나 수강료가 무척이나 비쌌다.
수강자들 중 건축가, 실내장식가 등이 고객의 정원을 디자인하기 위해 속성으로 배우고자 왔고, 변호사, 회계사를 비롯한 큰 정원을 가지고 있는 부유층 사람들이 자기 정원을 제 손으로 디자인하고 싶어 왔거나, 첼시플라워쇼의 시공자도 있으며 가든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져볼까 싶어 맛보기 강의를 온 사람들 등이 있는데 다들 나이가 많고 부유해 보인다. 유럽에서 런던 사람들은 예의가 바른 것 같지만 까다롭고 오만하다는 평을 받는데 여기서 실감을 한 것 같다. 로즈마리 원장님과 부원장님은 무척 친절하였다.
10주 강의 중 휴가기간에 옥스퍼드 가든 디자인 대학(Oxford college of garden design)의 특강을 다녀왔는데,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의 교육은 확실히 가벼운 단기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가드닝 스쿨이라 식재계획에서 무척이나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웬만한 도면을 보고도 초화류 식재가 잘 되었는지 못되었는지, 초화류 종류에 따른 수량이나 면적 등에 강해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접하게 되었다.
수강료에 점심이 포함되어 있는데 점심 먹는 재미로 수강했다 할 정도로 맛있었지만 수강료가 너무 비싸다. 단기코스라도 저렴하게 수강하고자 하는 사람은 런던 교외의 공립대학에서 수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가르치는 내용이나 스타일, 수준이 학교마다 다르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할까?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은 원예 베이스라 가든 디자인을 잘못 가르친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수강생 중 한 사람에게 왜 이곳을 선택했냐고 물어보자 명성이 높아 왔다고 했다. 런던에서는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단기코스로 다닐 수 있는 곳이 없다.
인쉬볼드 디자인 스쿨(Inchbald School of Design) http://www.inchbald.co.uk/
런던 빅토리아역 부근에 있는 인쉬볼드 디자인 스쿨(Inchbald School of Design)은 일반 주택을 스쿨로 만들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육이 이루어진다. 교육 내용은 실내디자인, 가든디자인, CAD, 온라인 과정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세부적으로 학위 과정, 자격증 과정, 단기 코스, 풀타임, 파트타임 등 여러 가지 형식으로 개설되어 있다. 1960년에 인쉬볼드 실내디자인 스쿨(Inchbald School of Interior Design)로 시작해 1972년에 가든 디자인까지 영역을 넓혔다.
여러 교육기관의 수강료를 조사해보았는데 이 스쿨이 가장 비싼 것 같다. 가든 디자인 1년 학위 과정 수강료가 거의 22,062£(약 4,000만원)였다. 수강료가 비싼만큼 잘 가르친다고 한다. 이 스쿨은 잉글리쉬 가드닝 스쿨이 가드닝과 접목되어 있는 것에 비해 디자인 위주의 스쿨이다. 그래서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고 2층 강의실로 가보니 제도실이 있고 지하에는 부엌과 식당이 있다.
가든 디자인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벡터웍스(Vectorworks)를 하루 6시간에 가르치는 과정이 있어 신청했는데 118£(약 21만원)였다. 수강자를 보니 현역 가든 디자이너들이었다. 이들은 수강해보고 마음에 들면 다음 4일 강의를 신청한다고 했다. 영국에는 벡터웍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한국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런던 외곽으로 나가면 공립대학이 있고 저렴한 단기코스들이 있는데 기차타고 나가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런던 사람들에겐 런던에 있는 교육기관이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가든인 2015년 11월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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