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컨테이너 가든과 키친 가든

식물을 키우기 위한 실외용 컨테이너(화분)는 크기가 클수록 토양을 충분히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식물 관리가 편리하고 목본식물도 심을 수 있다. 그러나 크기가 큰 화분은 비싸고 운반하기 어려운데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판매처가 적어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릇가게나 철물점에서 파는 갈색 고무통에 정원수를 심거나 채소를 심어 여기 저기 배치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저렴하면서 한국 어느 곳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쉽게 만들 수 있는 드럼통과 가방형 컨테이너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키친 가든용 목재 테두리도 소개한다.

-드럼통을 이용한 컨테이너-

드럼통은 강철판으로 만드는데 에나멜이나 기타 재료로 도장한 도장 드럼통과 아연으로 도금한 아연도금 드럼통도 있고 스텐으로 만든 드럼통도 있다. 금속 화분은 토양수분과 반응해 성분이 녹아나오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저렴한 드럼통을 이용해도 식물을 키우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드럼통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가까운 판매처를 알 수 없다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화물택배로 배달된다. 택배비를 포함한다 해도 크기에 비해 저렴한 화분이라 할 수 있다.

빨강색이나 파랑색 등으로 칠해져 있는 드럼통을 구입해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화려한 색으로 페인팅할 수 있다. 저렴한 국산페인트를 이용하면 되는데 좀 더 아름다운 색을 원하면 비싸지만 인터넷의 색상표에서 색을 선정해 주문할 수 있는 외국의 친환경페인트도 있다. 물론 외국산 친환경페인트는 드럼통 가격보다 페인트 가격이 더 비싸다.

드럼통 바닥에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배수가 잘 되도록 하고 흙이 빠져나가지 않게 부직포를 깔아 준다. 알갱이가 굵은 배수용 펄라이트를 1/2 정도 채우고 그 위는 알갱이가 작은 육성용 펄라이트와 퇴비를 1:1 정도 혼합하면 가장 가벼운 토양을 만들 수 있다(펄라이트도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된다). 배수가 잘 되면서 충분한 양분과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면 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토양을 배합해도 된다. 자리가 정해져 있어 이동할 필요가 없다면 펄라이트 대신 모래나 마사토를 배수층으로 이용하면 더 저렴하고, 윗부분의 토양도 일반토양과 모래, 그리고 퇴비를 혼합해 주어도 된다.

드럼통은 크고 깊이가 깊어서 초화류는 물론 정원수를 심어도 되고 채소를 재배해도 된다. 이왕이면 드럼통의 색에 맞추어 식물을 심어보자.

-천막지를 이용한 가방형 컨테이너-

드럼통보다 더 저렴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는 천막지로 만든 큰 가방이다. 외국에는 이런 비닐 가방에 채소와 꽃을 심어 이용하기도 하는데 아직 국내에는 별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크기와 색의 가방이 없다. 인터넷으로 한두군데 판매업체를 찾아보아도 되고 원하는 크기로 만들기 위해 천막 제작소를 방문해도 된다.
이 가방은 바닥에 배수구를 뚫는 것보다 옆부분의 가장 아래 쪽에 구멍을 돌아가며 4개 정도 뚫는 것이 배수에 유리하다. 토양은 가벼운 것이 좋지만 이동하지 않는다면 무거워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드럼통과 달리 정원수를 심기에는 지지력이 약하고 화류나 채소류를 심기에 적합하다. 가방의 색과 식물 색을 맞추어 주는 것이 좋지만 지방의 천막집엔 다양한 색의 천막지가 부족한 것 같다.

-작은 키친 가든용 목재 테두리-

작은 공간의 정원에 키친가든을 만들기 위해 저렴하게 모양을 낼 수 있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목재 테두리를 해 주는 것이다. 가까운 목재상에서 방부목이나 구조목을 길이에 맞게 잘라와 피스로 고정시켜 그대로 이용하거나 원하는 색으로 페인팅할 수 있다. 목재를 바닥토양에 자리잡히고 목재 테두리 내부의 토양 높이를 조금 올려주어 채소를 심는다. 이왕이면 목재 테두리의 색과 채소의 색을 맞추어 주고, 꽃도 색을 맞추어 사이사이 심어주면 아름다운 키친가든이 될 수 있다.

-기타 목재와 철물을 이용한 컨테이너-

전국 어느 곳에서나 목재와 철물로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컨테이너를 제작할 수 있다. 토양 위에 둘 용도이면 바닥없이 제작해도 되고 토양과 단절된 바닥에 올릴 예정이면 바닥을 만들어야 한다. 목재 컨테이너는 재료만으로 직접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철공소에서 철물을 구부리거나 용접하여 만드는 컨테이너는 비싼 편이다. 절약하기 위해 직접 용접할 수 있지만 용접기가 필요하다. 철물은 녹이 슬어 붉게 변한 철물을 일부러 이용하기도 하는데 녹스는 철판을 이용하면 저렴한 컨테이너를 만들 수 있다.

-월간원예 2012.10월호에 여러 사진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