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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관화교수의 가드닝     

영국의 정원수 용기 재배

손관화교수 | 2015.12.05 15:00 | 조회 8603

영국 정원 관련 잡지에 마제스틱 트리(Majestic Trees)라는 농원(nursery)의 광고가 있었다. 대형 정원수를 용기에 심어 키우는 농원이었는데 규모가 큰 것 같아 가보기로 했다. 런던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농원이 있으나 작은 마을이라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려웠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세인트 앨반스(St. Albans)역에서 그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가 있었다.

 


 

마제스틱 트리 농원의 면적이 얼마인지 홈페이지에서 찾질 못했는데 몇만평 되는 것 같다. 재배하고 있는 정원수 종류는 약 450종류이고 50L에서 5,000L 용기까지 2-13m 높이의 나무 7,000여 그루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웬만한 정원용 나무는 다 있는 것 같다. 이 농원에서는 모든 정원수를 용기에 심어 점적식 관수로 관리한다. 알다시피 용기에서 키운 나무는 이식시 용기만 제거하면 되니 뿌리가 잘려지지 않아 이식 후 생육이 좋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관리가 편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용기에서 키우면 나름대로의 문제점이 있는데, 용기의 구입과 점적식 관수시설, 그리고 용기에 옮겨 심는 작업, 태풍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고정장치 등의 비용이 필요하고 용기의 크기에 따라 대지에 그대로 심을 때 비해 크게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관수시 비료 공급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도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용기 재배를 하는 대형 농원들이 있으나 서울 인근 나무 시장에서는 소형 정원수 외는 용기에 키운 나무를 별로 보지 못했다. 소규모 정원수 농원들에는 오히려 단가와 관련해 수지 타산이 잘 맞지 않나 보다.



 





 









마제스틱 트리 농원을 둘러보니 비교적 작은 나무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심고 대형 나무들은 에어포트(air pot)에 심는다. 에어포트는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재료지만 한국에는 아직 이용되지 않는 것 같다.에어 포트는 구멍이 송송 나 있는 플라스틱 판을 둥글게 말아 둥근 원판 플라스틱 망을 바닥에 부착해 나사를 끼워 조립한 용기이다. 바닥 원판 구멍을 통해 뿌리가 대지로 뻗어나가지 않도록 나무를 키우기 위해 용기를 배치할 때 바닥에 부직포를 깐다. 나사만 풀면 에어 포트가 펼쳐지므로 떼어내기 쉽다. 이송을 위해 뿌리분을 마포로 감싸 철사로 묶어 고정하는데 마제스틱 트리 농원은 이송과 식재 서비스도 한다.

 
















 

12월에 방문한 농원은 서리가 내려 멋있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농원을 둘러보니 온갖 종류의 정원용 상록수와 낙엽수들이 가득 차 있다. 런던 근교의 위도이다 보니 한국의 남부지방에서만 가능한 상록수들이 많다. 정원수가 필요하면 이 농원에서 거의 모든 나무를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종류가 많고 나무들의 수형이 좋은 것 같다. 재배하는 정원수마다 학명이 기재된 이름표가 부착되어 있고 사무실에는 농원에서 판매하는 정원수의 이름, 규격, 가격이 정리된 목록이 구비되어 있어 가격표 한 부를 받아 왔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주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최대 규모 나무 매장에도 식물명과 가격표는 붙어 있지만 잘 정리된 목록은 없다. 소규모 정원을 만들기 때문에 소량 다품목으로 정원수를 구매해야 하는 우리는 원하는 나무를 한 장소에서 구입하기 어려워 그 매장에만 있는 것으로만 선정하여 구매하거나 아니면 다른 곳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마제스틱 트리 농원을 방문해 보니 종류가 많아 부러웠다. 용기 재배에 대한 부러움은 대형 정원수를 별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식에 큰 문제가 없어 특별히 관심이 가진 않았다. 국내 전문 농원에서는 아마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마제스틱 트리 홈페이지 http://www.majestictrees.co.uk/

 


 

가든인 2015.1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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